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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미국주식

미국 증시 소형주 부진 장기화 전망

by 머니라이징 2025. 4. 15.

 

 

미국 증시 소형주 부진 장기화 전망

2025년 투자 시장의 화두 중 하나는 단연 '로테이션(Rotation)'입니다. 실제로 채권이 주식을 앞서고, 미국 외 글로벌 증시가 강세를 보이며, 가치주가 성장주를 누르는 등 기존의 장기 추세가 뒤바뀌는 현상이 목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도 유독 소외된 영역이 있으니, 바로 미국 소형주 시장입니다!!

모닝스타 미국 소형주 확장 지수(Morningstar US Small Cap Extended Index)로 대표되는 시가총액 하위 10% 기업들의 주가는 올해 들어서도 광범위한 주식 시장 상승세에 한참 뒤처져 있습니다. 심지어 이 소형주 벤치마크는 2024년 11월 25일 고점 이후 2025년 4월 4일까지 무려 23%나 하락하며 기술적으로 약세장(Bear Market, 20% 이상 하락)에 진입했습니다. 이는 수년간 지속된 소형주 부진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과연 소형주의 시대는 다시 올 수 있을까요? 아니면 이대로 장기 부진의 늪에 빠지는 것일까요?!

소형주, 빛바랜 '프리미엄'의 그림자

이론과 현실의 괴리: 소형주 효과의 실종?

학계 연구에 따르면, 소형주는 대형주보다 변동성이 크고 유동성이 낮으며 검증되지 않은 기업들이 많아, 투자자들이 추가적인 위험을 감수하는 대가로 장기적으로 더 높은 수익률을 제공한다는 '소형주 효과(Small-Cap Effect)' 또는 '사이즈 프리미엄(Size Premium)'이 존재한다고 알려져 왔습니다. [1] 롤프 밴즈(Rolf Banz)나 유진 파마(Eugene Fama)와 케네스 프렌치(Kenneth French) 같은 석학들의 연구는 이러한 이론을 뒷받침하며, 수조 달러 규모의 자금이 소형주라는 자산군으로 흘러 들어가는 이론적 기반을 제공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의 현실은 이러한 이론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습니다. 모닝스타 소형주 벤치마크가 광범위한 미국 시장 지수(Morningstar US Market Index)를 의미 있게 앞섰던 마지막 해는 2016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그 이후로는 상승장과 하락장, 금리 인상기와 인하기, 경기 확장기와 수축기를 가리지 않고 소형주는 지속적으로 부진한 성과를 보여왔습니다.

2025년, 더욱 깊어진 부진의 늪

2025년에 들어서도 소형주의 부진은 더욱 심화되는 양상입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연초 이후 불과 몇 달 만에 20%가 넘는 급락세를 보이며 약세장에 진입한 것은 투자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이는 채권, 비미국 주식, 가치주 등 다른 자산군에서 나타나는 로테이션 현상과 뚜렷한 대조를 이룹니다. 왜 유독 소형주만 이러한 시장 변화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요? 정말 의문입니다.

다양한 시장 환경 속 지속된 약세

소형주의 부진이 특정 거시 환경에 국한되지 않았다는 점은 더욱 우려스러운 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2020년 팬데믹으로 인한 경기 침체 시기에는 시장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했고, 이후 금리가 대폭 인하되고 경기가 회복되던 시기에도 시장 수익률을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이는 일반적으로 소형주가 대형주보다 경제 상황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통념과는 다소 배치되는 결과입니다. 이러한 지속적인 약세는 소형주 투자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무엇이 소형주의 발목을 잡는가?

거시경제적 역풍과 센티먼트 악화

2025년 소형주 부진의 원인 중 하나로는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 쉽게 꺾이지 않는 고금리 환경, 그리고 전반적인 '위험 회피(Risk Off)' 심리가 지목됩니다. 소형주는 대형주에 비해 사업 다각화 수준이 낮고 미국 내수 비중이 높아(모닝스타 소형주 지수 편입 기업 매출의 77%가 미국 기반, 전체 시장 평균 62%), 금리 변동, 소비 수요, 원자재 가격 등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특성이 현재의 거시 환경에서는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섹터 구성의 함정?: 기술주 비중↓, 경기민감주↑

흥미로운 점은, 올해 기술주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소형주의 섹터 구성(기술주 비중 낮고 산업재, 부동산, 금융, 경기소비재 비중 높음)이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2025년 1분기 성과 분석에 따르면, 섹터 효과보다는 아메리칸 항공(AAL), 소파이 테크놀로지스(SOFI), 아이온큐(IONQ) 등 특정 개별 종목들의 부진이 지수 하락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즉, 유리한 섹터 구성에도 불구하고 개별 기업들의 문제나 전반적인 투자 심리 위축이 발목을 잡은 셈입니다.

구조적 변화 논의: 사모 시장의 영향은?

일각에서는 소형주 부진의 구조적인 요인으로 사모 시장(Private Market)의 성장을 지목하기도 합니다. 과거보다 기업들이 더 오래 비상장 상태로 머물거나, 상장하더라도 더 큰 규모로 상장하는 경향이 소형주 시장의 매력적인 기업 풀을 감소시켰을 수 있다는 가설입니다. 하지만 모닝스타 인덱스의 동료가 분석한 미국 IPO 데이터를 보면,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할 명확한 증거를 찾기는 어려웠습니다. 2021년과 같은 호황기에도 다양한 규모의 기업들이 상장했으며, 기업들이 과거보다 훨씬 큰 규모로 상장하는 뚜렷한 패턴은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사모 시장의 성장은 전 세계적인 현상임에도 불구하고, 미국 외 지역의 소형주들은 미국만큼 심각한 부진을 겪지는 않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부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형주 투자의 기회는?

매력적인 밸류에이션: 반등의 씨앗?

수년간의 부진은 역설적으로 소형주 전체의 밸류에이션 매력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대형주 대비 역사적으로 저평가된 상태에 놓여 있어, 작은 긍정적인 소식에도 투자 심리가 크게 개선될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모닝스타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Morningstar Investment Management)는 지난 2월 보고서에서 "소형주는 종종 간과되지만, 약간의 긍정적인 뉴스만으로도 센티먼트가 바뀔 수 있는 대표적인 자산군"이라며, "저평가 상태에 머물러 있다는 점 자체가 투자 매력"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낮은 기대치는 오히려 향후 '서프라이즈' 상승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지요!

'옥석 가리기'의 중요성: 퀄리티 스크리닝과 액티브 운용

물론 모든 소형주가 매력적인 것은 아닙니다. 소형주 지수에는 수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AQR Capital의 클리프 애스니스(Cliff Asness) 등은 "Size Matters, If You Control Your Junk"라는 재치 있는 제목의 2015년 논문에서 소형주 내에서 '퀄리티(Quality)' 요인을 고려하여 스크리닝하는 것이 사이즈 프리미엄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즉, 단순히 작은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재무적으로 건전하고 수익성이 높은 우량 소형주를 선별하는 전략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정보 비대칭이 크고 분석이 덜 이루어진 소형주 시장은 액티브 운용 매니저들에게 상대적으로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모닝스타 액티브/패시브 바로미터(Morningstar Active/Passive Barometer)에 따르면, 소형주 액티브 펀드 매니저들의 성공률은 대형주나 중형주 매니저들보다 높게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절반 미만의 액티브 펀드만이 장기적으로 패시브 경쟁자를 이기고 살아남았다는 점은 유의해야 합니다.

인내심은 필수: 단기 반등 기대는 금물?

소형주 투자를 고려한다면, 상당한 인내심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모닝스타의 미국 시장 수석 전략가 데이비드 세케라(David Sekera)는 2025년 2분기 시장 전망에서 "소형주 밸류에이션은 매우 매력적이지만, 실제로 성과를 내기 시작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미국 경제 약화 가능성과 연준의 신중한 금리 인하 기조를 그 이유로 들었습니다. 또한 역사적으로 볼 때 경기 침체기에는 대형주가 소형주보다 더 잘 버텼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따라서 밸류에이션 매력만 보고 성급하게 뛰어들기보다는, 거시 경제 상황과 시장 센티먼트의 변화를 주시하며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결론: 소형주 르네상스를 기다리며

미국 소형주는 오랫동안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었습니다. 학계에서 이야기하는 '사이즈 프리미엄'은 적어도 최근 몇 년간은 찾아보기 어려웠고, 2025년 들어서는 더욱 깊은 부진을 겪고 있습니다. 거시 경제적 역풍과 구조적 변화에 대한 우려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극심한 부진의 결과로 형성된 낮은 밸류에이션은 분명 매력적인 요소입니다. 역사적으로 시장의 주도권은 끊임없이 변화해 왔으며, 영원히 소외되는 자산군은 없습니다. 지금의 낮은 밸류에이션과 투자자들의 무관심 속에서 오히려 미래의 높은 수익률을 위한 씨앗이 뿌려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당장의 V자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인내심을 가지고, '퀄리티'에 집중하며 신중하게 접근하는 전략이 유효해 보입니다. 언젠가 다가올지 모를 '소형주 르네상스'를 기대하며, 시장 상황을 면밀히 지켜봐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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